보도자료

[낙태종식 기획]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6) 2-1. 낙태 강요
ㆍ작성자 가정사목부
ㆍ작성일 2019-11-19 (화) 14:09
ㆍ분 류 생명과 성
ㆍ조회: 3      
[낙태종식 기획]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6) 2-1. 낙태 강요받는 여성들


낙태 경험 여성 10명 중 6명, ‘사회·경제적 이유’로 생명 포기

임신·출산·양육 부담에 낙태 선택
상대 남성·부모 등은 직접 강요하고 사회·경제적 상황도 간접적으로 작용
어떤 나이·상황에도 ‘생명은 축복’
학업·직장 방해물로 여겨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로 지원 체계 갖춰야
OECD 국가 중 최고 출산율 이스라엘
출산 관련 병원비 무료 등 지원 다양



가톨릭신문사와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의 공동 낙태종식 기획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1. 대전제–생명 수호’ 목차 아래 진행된 (3)~(5)편에서는 생명이 무엇인지, 생명을 왜 수호해야 하는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가장 중요한 대전제는 왜 생명 수호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생명 수호를 위해 앞으로는 무엇을 해야 할까. ‘2. 생명 수호를 위해’ 첫 편인 이번 호에서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 생명이 가장 많이 사라져 가고 있는지부터 살펴본다. 더불어 이를 막기 위한 대안도 찾아본다.



“강요죠. 상황에 의한 거라도 강요는 강요예요.” A씨는 8월 23일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낙태 경험에 관해 설명하면서다. 현재 39살인 A씨는 20~30대에 걸쳐 네 차례 낙태했다. 20대에 경험한 두 번의 낙태는 남자친구와 남자친구 부모에 의한 낙태였고, 30대에 한 두 번의 낙태는 “내 아이인지 어떻게 아느냐. 증거 있느냐”는 상대 남성에 의해 이뤄진 낙태였다.

부모 없이 어렵게 살던 20대 A씨에게 “아직 너무 어리니까”라는 남자친구 부모의 회유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었고, 책임 못 진다는 남성을 두고 “혼자 낳아 키우겠다”고 말하기엔 30대 A씨는 아이를 책임질 여력이 없었다. 결국 A씨는 심신으로 고통받으면서 4명의 아이를 가슴에 묻었다.

A씨는 “지우고 싶지 않았고, 수술대 위에서도 너무 도망치고 싶었다”면서 “그 암흑 같은 상황에서 한 명이라도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용기를 줬다면, 아이들을 낳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A씨는 결혼을 약속한 남성이 임신한 자신을 두고 “아이는 원치 않는다”며 떠났지만, 미혼모자 시설 ‘생명의집’을 알게 돼 아이를 낳았고 현재는 자립해 아들과 오순도순 살고 있다.


■ 강요가 임부를 낙태로 몰아

‘강요’가 임신한 여성들을 낙태로 몰고 있다. 가족·상대 남성이나 남성의 부모·지인 등에 의한 직접적인 강요뿐만 아니라, 일과 병행해야 해서·돈이 부족해서 등 아이를 낳고 싶어도 사회·경제적으로 낙태할 수밖에 없게 하는 간접적인 강요가 임부들을 낙태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2월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15세 이상 44세 이하 여성 1만 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해 발표한 ‘인공임신중절(낙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 10명 중 6명 이상은 자의가 아닌 사회·경제적인 사유에 의해 낙태했다. 낙태한 주요 이유로 ‘학업·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33.4%)와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32.9%)가 1·2 순위로, 가장 높은 응답 비율을 차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천수 교수는 지난 6월 19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생명운동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열린 제19회 가톨릭포럼에서 “생명 존중은 인간 본성인데도 이 본성에 반하는 낙태를 하고자 낙태를 범죄가 아니라고 하거나 낙태죄를 폐지하려는 주장 등은 임신·출산·양육이 어려운 우리 현실을 직시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면서 “임신·출산·양육의 책임이 개인에게 부여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어려운 개인은 낙태라는 편법을 쓰게 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임신·출산·양육의 부담이나 그로 인한 불이익이 없도록 법과 제도가 마련된다면 인간 본성에 반하는 생명 침해인 낙태를 (임부들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강요에 의한 낙태는 여성 인권 떨어뜨려

‘강요에 의한 낙태’가 계속해서 이뤄지면 이는 결국 여성 인권의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언제든 여성에게 낙태를 요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여성은 함부로 대해도 되는 존재라는 인식이 심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이러한 우려는 4월 11일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지면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당시 합헌 의견을 밝힌 헌법재판관 2인도 “낙태의 허용이 오히려 성차별적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은 원칙상 낙태가 불법이기 때문에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남성이나 사회적 편견 등을 걱정하는 임부의 가족·친구들이 임부에게 낙태를 권하는 것이 쉬쉬 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은 “낙태가 단지 선택의 문제가 되면 그런 요구나 압박이 보다 거리낌 없이 행해질 것”이라면서 “그로 인한 불이익은 모두 임부가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관 2인은 미성년·미혼·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임부가 불이익을 입는 이유는 한국 사회에 성차별과 임부 개인의 상황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모성보호조치는 불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출산 돕는 사회 시스템·분위기 중요

강요에 의한 낙태를 막으려면, 생명을 지키려는 임부들이 자신의 바람에 따라 출산할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과 분위기가 제대로 조성돼야 한다. 임부가 어떤 상황에서든 원하면 출산할 수 있도록 임신·출산·양육에 필요한 사항들이 탄탄하게 지원돼야 하고, ‘생명은 선물, 임부는 어디서든 환영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례로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2016년 기준 3.11명)에서는 가임기 여성 한 명당 셋 이상의 자녀를 낳는다. 출산에 필요한 병원비는 모두 무료이고, 모든 교육기관에서는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는 부모들을 위해 이들을 전담하는 교직원을 반드시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처럼 어려서·미혼이라서·일이나 학업을 병행해야 해서·돈이 없어서 생명을 포기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임신·출산·양육을 위한 환경을 잘 갖춰 놓은 것이다.

법무법인 백석 방선영 변호사는 8월 23일 이스라엘의 임신·출산·육아를 다룬 「유대인 임신 출산의 비밀」에 대해 소개하면서 “한국도 어느 나이, 어떤 상황에 아이를 낳아도 축하해주는 환경과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혼모자 시설 생명의집 원장 김소영 수녀(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는 “한국에서는 대부분 아이를 짐이나 걸림돌, 방해물로 생각해 없애버려야 한다고 보는데, ‘내 아이가 나에게 선물’이라는 걸 임부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아기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와 학교 밖 여자 청소년들을 위한 자오나학교 교장 정수경 수녀(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신·출산은 평생의 오점이라는 생각에 부모나 사회가 미성년·미혼모 등의 여성을 낙태로 몰곤 하는데,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생명은 축복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오래 걸리겠지만, 사회에 자리 잡아야 한다”면서 “특히 아기를 낳아 키울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가톨릭신문

발행일2019-09-01 [제3160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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