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생태환경

[주님 보시니 좋았다] (3)10만 년 이상 격리해야 하는 핵폐기물 ‘1
ㆍ작성자 관리자
ㆍ작성일 2019-07-18 (목) 16:38
ㆍ조회: 25      
발전소 내 저장도 임시방편일 뿐
후손들에게 책임 떠넘길 수 없어



3월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핵폐기물 답이 없다’ 시민선언에서 조현철 신부(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녹색연합 제공

“현대인들은 힘을 올바로 사용하는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 엄청난 기술 발전에 인간의 책임과 가치관과 양심의 발전이 함께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찬미받으소서」 105항)

“기술관료적 패러다임은 또한 경제와 정치를 지배하고자 합니다. 경제는 이윤을 목적으로 모든 기술 발전을 받아들이며 인간에게 미치는 잠재적 악영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찬미받으소서」 109항)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사회와 역사 변화를 추동하는 주요한 기제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의 사명에 대한 질문을 생략한 채 질주해 간다면, 인류에게 더 나은 삶을 선사하기는커녕 사회와 역사의 종말을 재촉할 수 있다. 무기로 개발된 핵, 방어가 아닌 살상이 목적인 그것. 이미 세계대전에서 위력을 과시하며 지울 수 없는 참상을 남겼다. 그러나 핵무기는 앞다퉈 만들어졌고, 다른 한편에서 그 기술은 또 다른 이름을 얻은 채 건재한다. 핵의 평화적 이용이란 이름의 원자력(핵)발전소가 그것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우리에게 전기라는 선물을 줬다. 문제는 이 발전소가 차분하게 전기만 생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이미 여러 번 터진 폭탄과 다르지 않다. 핵발전을 하는 국가들은 최고 서열의 과학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이지만, 미국(쓰리마일)과 러시아(체르노빌), 일본(후쿠시마)에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대형 핵발전 사고가 났다.

8년 전 3월 11일, 우리는 가까운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발전 사고를 보았다. 이 사고의 여파는 죽음의 지대가 된 후쿠시마에 통제구역 팻말을 꽂는다고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원자로 핵연료의 2차 폭발을 막기 위해 쏟아 부은 냉각수, 방사능으로 오염된 이 물을 저장할 탱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이제는 해양에 방출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문제는 사고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 역시 1977년 고리 원전 1호기를 시작으로 핵발전을 한 지 40년이 지났다. 40년 동안 핵발전만을 한 것이 아니라 40년 동안 핵폐기물도 쏟아냈다는 이야기다. 1m 앞에 17초만 서 있어도 누구나 예외 없이 사망에 이르게 되는 핵폐기물. ‘사용후핵연료’라고도 부르고, ‘준위핵폐기물’이라고도 부른다. 10만 년 이상을 영구 격리 보관해야 하는 이 폐기물의 양은 총 1만4000톤이나 된다. 현재 임시로 발전소 내에 저장돼 있지만 임시일 뿐이고, 이마저도 곧 포화상태에 이른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것처럼 우리나라 역시 이 핵폐기물을 둘 곳이 없다. 경주에 있다고 알고 있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경주에 있는 핵폐기장은 세기가 약한 중·저준위 처분장이다.

사실 우리는 핵발전이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교육받았다. 핵발전이 안전하다고 말하는 핵산업계와 이해를 같이하는 일부 정치인, 언론 때문이다. 핵폐기물 문제를 알고도 여전히 깨끗하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경제가 더 중요하고, 그들은 위협받는 생명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사실 핵발전은 경제적이지 않다. 세금 면제 등의 혜택뿐만이 아니라 사고비용, 핵폐기물 처리비용을 산정하지 않은 지금의 핵발전 비용 산정은 한참 틀린 셈법이다. 수조 원에 달하는 공사비용과 원자력의 생태계 속에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을 위해 핵발전소가 필요할 뿐이다.

핵발전 사고의 위험을 안고 미래세대에게 10만 년 이상 핵폐기물의 봉인 책임을 넘기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이제는 멈춰야 하지 않겠는가. 핵발전소 조기 폐쇄를 서둘러야 한다.


녹색연합 임성희 전환사회팀장



가톨릭신문

발행일2019-03-17 [제3136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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