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에서 그리스도 발견하기

말씀과 함께하는 6주간 中 4주: 자녀를 통하여 복을 받고

☆ 자녀를 통하여 복을 받고 ☆

① 성경말씀 읽기: 시편 127-128편; 잠언 1,8-11.13-16.18-19;3,13-23.26-31.35

② 첫 느낌 나누기 (5분)

성경을 읽으면서 생겨난 의문점이 있다면 나누어 봅시다. 놀랍고, 인상 깊고, 기쁨이 느껴졌거나, 도전이 된 구절이 있다면 나누어 봅시다.

③ 묵상 길잡이

시편 127-128편: 삶이 허무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때때로 일하는 자의 수고가 헛되게 다가옵니다. 기술과 노력이 많은 열매를 거둬들일 수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이유로 기대했던 열매가 송두리째 날아가 버릴지 모릅니다. 농부라고 해서 항상 ‘자기 손’으로 수확한 것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몇 달 동안 애써 가꾼 작물을 하룻밤 폭풍우가 삼켜버립니다.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기대하는 목표는 조절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집을 짓거나 사려고 합니까? 당장 이사하는 데는 문제가 없겠지만, 입주 후에 온 가족이 진정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지는 예단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시편 저자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뒷짐지고 서있는 자세일까요? 수동적인 자세는 현실적이지 않을 분더러 잠어 10장 4-5절의 말씀 “게으른 손바닥은 가난을 지어내고 부지런한 이의 손은 부를 가져온다. 여름에 모아들이는 이는 사려 깊은 아들이고 수확 철에 잠만자는 자는 수치스러운 아들이다”에도 역행합니다. 시편은 ‘일찍 일어나 늦게 자리에 드는 것도 헛되다’고 했지만 이 말은 농부에게 잠자는 시간을 늘리고 노동 시간을 줄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동사일은 분주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일어나 망을 봐야 할 사람이 졸고 있다면 헛된 것을 넘어서 최악의 상황입니다. 걱정 때문에 뒤척이면서 밤에 못 자는 것보다야 평화롭게 자는 것이 분명 더 좋은 일이지만, 농부는 아침 일찍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시편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부분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우리 수고의 성패은 하느님께 달려 있음을 기억하라는 말입니다. “아이들은 주님의 선물”(시편 127,3)이라는 표현은 아이를 낳는 일이 선한 일이라고 설득하는 말이 아니라 그 선물이 어느 분에게서 오는지 알라는 것입니다. 시편 저자는 하느님이 모든 선의 근원이심을 기억하라고 촉구합니다.

시편 저자는 하느님을 마음속에 모시는 삶이 ‘주님을 경외하는 것’(128,1.4)과 다르지 않다고 전합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좋으신 분으로 고백하고, 실제로 세상 안에 살아계신 분으로 체험합니다. 다시 말해 이런 사람은 자신의 삶이 하느님 손에 달렸고 그분의 선한 의지 밖에서 존재하는 일은 없으며 그분의 뜻에 부합할 때 비로소 우리의 수고도 복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잠언은 하느님을 공경하는 이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주님을 경외함은 지식의 근원이다”(잠언 1,7) 성 로베르토 벨라르미노는 주님을 경외하는 모든 사람을 ‘그분의 길을 걷는 이’(시편 128,1)로 소개하면서 이러한 경외심은 사랑에서 비롯한다고 설명합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요한 14,21)는 예수님의 말씀은 사랑이 경외의 기초라는 점을 잘 말해줍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경외하고 순종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통하여 우리가 머물 집을 지어주십니다 (시편 127,1 참조).

잠언 1,8-19: 이제 부모는 아들에게 노골적으로 훈계합니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지 마라.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 이런 충고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다소 극단적인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다음과 같이 엄마와 아들의 대화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엄마를 쳐다보며 말합니다. “엄마, 진정하세요! 우리 반 친구들은 범죄자가 아니에요!” 하지만 엄마 눈에 자녀의 말은 순지하게만 들립니다.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들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자녀는 “나븐 일이 나에게 일어날 리 없다”며 자신만만해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더 살아본 엄마의 눈에는 호기심으로 마약에 손을 댄 소년이 끔찍한 범죄에 빠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아 보입니다.

어린 시절은 다양한 가능성에 열려있는 시기입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인생의 최종 목표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부모들은 인생을 막 시작한 자녀들에게 건설적인 기회와 위험한 유혹을 구별해 줘야 할 위치에 있습니다.

잠언에 등장하는 부모의 역할이 바로 그것입니다. 주변의 죄인들은 재물과 약탈한 물건을 나눠주겠다는 말로 유혹할 것입니다. 당장 어린 아들의 눈에 그것들이 매혹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잠언 1,14 참조) 부모는 어두운 운명도 같이 따라온다는 사실을 훈계하고 있습니다. 죄인들의 허세는 결국 누가 피를 흘리게 될 것인지 못 보게 만듭니다. 피해자만 피를 흘리는 것은 아닐진대, 죄인들은 세상의 어떤 일도 잘할 자신이 있다며 호언장담합니다. 실상 부모의 눈에는 이들이 주변에 날아다니는 참새보다 어리석어 보입니다. 참새도 덫을 보면 피할 줄 아는데 이들은 스스로 만든 덫에 걸려 넘어지기 때문입니다. (1,17-18 참조)

욕심이 그들의 ‘목숨을 앗아 가 버립니다.’ (1,19) 지금 부모는 그저 나쁜 행동을 한번 했다고 해서 고통스러운 결과를 곧바로 맛보게 된다고 경고하는 것이 아닙니다. 습관이 된 행동과 성품이 자녀들을 행복하게 또는 불행하게 만들기에 훈계하는 것입니다. 부모는 어리석은 행동이 빚어낼 불행한 결과를 피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 점이 부모가 훈계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자녀들이 부질없는 성공, 나쁜 결말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악한 사람들을 따라갈까 걱정합니다. 부모는 어리석고 악한 삶의 태도가 곧바로 불행의 씨앗이 될 것임을 미리 자녀들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잠언 3,13-18: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자녀들에게 성공의 디딤돌이 되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공이 무엇인지 아는 ‘눈’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잠언의 저자는 재력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은 관점과 그 성공을 이루는 방법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물 자체가 성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성공의 잣대는 지혜의 소유에 있고, 진정한 지혜를 소유한 자는 물질적 안락 이상의 목표를 향하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부와 영광’(잠언 3,16)을 가져다줍니다. ‘부와 영광’을 직역하면 ‘존귀하게 하는 부유함’입니다. 따라서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재화를 얻어도 이웃을 존쥐하게 하려고 얻고, 그렇게 얻은 재화로 이웃을 존귀하게 합니다. 인간은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일하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잠언 3,19-20: 따라서 진정한 지혜는 인간의 통찰을 초월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혜는 천상 지식을 담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지혜로 보이는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말씀이고 지혜이고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지혜가 드러났습니다. 하느님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혜롭게 살고 싶은 사람은 인성과 사랑의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님을 따릅니다. 그 모범적인 삶을 자녀들이 실천하도록 훈련하는 것이야말로 부모로서 우리가 짊어져야 할 책임의 핵심입니다.

잠언 3,21-23.26-31.35: 부모들은 이제 구체적인 행동의 예를 들어 지혜를 가르칩니다.

◎ 27절 “도와야 할 이에게 선행을 거절하지 마라.” 히브리어로 직역하면, “그 혜택을 마땅히 누려야 할 원래 소유자에 대한 선행을 거절하지 마라”입니다. 이런 해석이 가능한 까닭은 이렇습니다. 궁핍한 사람이 간절하게 요청하는 까닭은 그 사람이야말로 그 재화의 마땅한 소유자이기 때문입니다.

◎ 28절 “가진 것이 있으면서도 네 이웃에게 ‘갔다가 다시 오게. 내일 줄 테니’하지 마라.” 이 구절은 애덕의 실천으로서 자선에 관한 말씀이 아니라 신의로 빌린 빚을 갚는 데 이유가 많고, 빌린 물건을 돌려주는 데 불성실한 경우를 말합니다. 지혜는 군더더기 없이 깨끗합니다. 지혜로운 자는 복잡하지 않고 성실합니다.

◎ 29절 “이웃이 네 곁에서 안심하고 사는데 그에게 해가 되는 악을 지어내지 마라.” 이 말씀에는 어느 라삐의 해설처럼 ‘누구를 막론하고’ 해가 되는 일은 하지 말라는 구절을 덧붙일 수 있습니다.

◎ 31절 “포악한 사람을 부러워하지 말고 그의 길은 어떤 것이든 선택하지 마라.” 이 말씀은 앞서 잠언 1장 8-19절의 교훈을 요약한 것입니다. 남들보다 앞선 것처럼 보이는 악인을 부러워하지 말하는 가르침입니다.

④ 묵상

   시편 저자는 아주 현시적인 결론에 도달합니다. 하느님을 경외하는 자는 축복을 받는데, 그 경외에 순종도 포함된다면 부모로 살아가는 사람은 불순종하는 죄를 지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가족 구성원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알려주면 부모는 자녀의 뜻을 거스르는 심각한 죄를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편 저자는 우리에게 훈계와 격려를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워본 부모라면 아이들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울고 있는 갓난아기를 재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 큰 자녀를 신앙의 길로 돌아서게 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러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포기할 것까지는 없다며 우리를 위로합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녀는 하느님이 주신 복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자녀에게 강복하시고 인생의 고비마다 필요한 은총을 베푸시며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시편 저자는 낮 동안에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편안히 잠드는 농부들을 본받으라고 말합니다. 농부는 모든 결실이 하느님 손에 달렸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기 때문입니다. (마르 4,26-27 참조)

   이번 주에 읽은 잠언 말씀은 부모가 경험을 통해 얻은 열매를 아이들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강조합니다. 특별한 기술이나 정보를 숙지시키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 자녀로서 성품과 가치를 전해주는 일입니다.

부모의 가치관에 따라 대화를 주도하고 자녀의 성품을 형성시켜야 한다는 사실은 매우 두려운 일입니다. 좋든 나쁘든 부모는 한동안 자녀와 함께 살기에 이 일을 해야 합니다. 자녀들은 부모의 성숙한 성품뿐만 아니라 미숙한 행동까지도 흉내 낼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닙니다. 부모의 중요한 역할은 자녀들이 지혜의 길로 들어서도록 도와주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자녀 교육의 사명은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그렇지 못한 영역은 하느님께 맡겨 드려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시편 127편과 128편이 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요?

⑤ 질문

☆ 모두를 위한 질문 ☆

1. 시편 127편 3-5절은 남편을 대상으로 한 내용입니다. 이 내용을 아내를 대상으로 하는 문장으로 바꿔봅시다.

2. 시편 128편 3-4절은 남편을 대상으로 한 내용입니다. 아내를 대상으로 하는 문장으로 다시 한번 바꿔 봅시다. 시편의 운율을 살려서 작성해 봅시다.

3. 이번 주 독서에서 자녀가 부모에게 복이 된다고 알려주고 있는 몇 가지 방법은 무엇입니까?

4. 잠언 3장 17절의 말씀은 부모 관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이 의견을 순순히 받아들일까요? 지혜의 길로 들어서도록 자녀들을 가르칠 때 부모는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까요?

5. 자녀들의 성품 형성에 부모가 좋은 영향을 주었던 사례를 들어봅시다. 누군가에게 모욕이 되지 않는 한에서 부모의 성품이 자녀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었던 사례를 나누어 봅시다. 자녀들이 부모의 말보다 행동을 따라 하나요? 자녀가 부모 영향을 받는 문제에서 긍정적 본보기가 부정적 결과를, 부정적 본보기가 긍정적 결과를 빚은 사례를 들어봅시다.

☆ 혼인생활에 관한 질문 ☆

아직 자녀가 없다면 이 질문들이 미래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묵상해 봅시다.

6. 자녀를 교육하는 부모 입장에서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어떤 모임이나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7.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돈이나 물질에 대한 여러분의 가치관이나 태도가 자녀들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 하느님께 받은 물질과 재화로 이웃에게 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녀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보여준 적이 있습니까?

8. 개인성찰: 부모로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부모의 성품이 자녀에게 끼치는 여향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가요? 한 사람의 부모로서 이러한 자아 성찰을 도와줄 만한 사람이 있습니까?

9. 핵심질문: 이번 주 독서와 나눔에서 다룬 주제 가운데 하나를 택해서 배우자와 나눔을 해봅시다. 선택한 주제에 대한 내 생각은 어떤지요? 이 주제가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점은 무엇인가요? 이 주제와 관련해 내가 변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 주제와 관련해 부부 상호간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요? 이 주제와 관련해 내가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그리고 이 주제와 관련해 어떻게 하느님께 의탁할 것인지 각오를 적어봅시다.

⑥ 마침기도

◇ 지인들의 가정 혹은 여러분의 가정과 친지들을 위해서 다음의 시편으로 함께 기도해 봅시다. 감사 시편 (34편, 100편), 회개 시편 (25편, 51편), 탄원 시편 (77편, 123편), 신뢰 시편 (23편, 57편, 91펴)을 추천합니다. 주님의 기도로 마칩니다.

◇ 자녀 교육을 소명으로 받은 그리스도인 부모로서 여러분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몇 가지 적고 큰 소리로 읽어 봅시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좋은 일이 우리 가정에서 드러날 수 있도록 당신 도구로 우리를 불러주심에 감사드리며 봉헌의 기도를 바칩니다. 시편 127편 또는 128편을 읽으며 마칩니다.

결혼생활에서 그리스도 발견하기 (p.98~115)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