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낙태종식 기획]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7) 2-2. ‘직접적
ㆍ작성자 가정사목부
ㆍ작성일 2019-11-19 (화) 14:11
ㆍ분 류 생명과 성
ㆍ조회: 44      

[낙태종식 기획]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7) 2-2. ‘직접적 낙태 강요’ 막으려면



생명 선택한 미혼모, 편견과 빈곤의 고통은 부당하다

여성의 출산·양육 부담 줄이려면 ‘양육비 이행 강제 조치’ 등 필요
‘낙태 강요죄’ 등 법안 신설도 논의





‘한국사회 낙태는 주로 강요로 일어나고, 이러한 강요에도 임부가 출산할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과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신문사와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공동 낙태종식 기획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지난 편에서는 이 같은 진단을 했다. 임부가 낙태하는 데에는 상대 남성 등의 ‘직접적 강요’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고 싶어도 사회·경제적 상황에 의해 낙태할 수밖에 없는 ‘간접적 강요’도 포함된다면서다.

그렇다면 이러한 직·간접적 강요에도 임부가 낙태하지 않고 출산하도록 이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편에서는 ‘직접적 낙태 강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미혼모를 위한 히트 앤드 런 방지법을 만들어주세요.” 지난해 2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이 청원자는 “언제까지 무책임한 아이 아빠 때문에 엄마만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빈곤에 고통스러워 해야 하느냐”면서 ‘히트 앤드 런 방지법’ 도입을 강조했다.

덴마크에서처럼 한국에서도 미혼모를 위해 친부가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국가가 양육비를 우선 지급한 뒤 이를 친부의 소득에서 원천 징수하자는 설명이다. 청원자는 이렇게 하면 친부도 책임감을 지니게 되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임신·출산·양육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호소한다.


■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여성의 막대한 부담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것이 이 여성뿐만은 아니다. 실제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막대한 부담은 여성을 향한 ‘직접적 낙태 강요’가 일어나는 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임신 순간부터 출산, 양육에 이르기까지 여성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직접적 낙태 강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비단 열 달 동안 임신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낙태 자체와 관련해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더 큰 부담을 안는다. 낙태할 때 가해지는 처벌만 비교해 봐도 그렇다.
현재 임신한 여성은 낙태할 경우 형법 제26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모자보건법상 낙태 허용 사유 제외)

그러나 상대 남성은 여성에게 낙태를 강요했다고 해도, 명백한 근거가 있지 않은 이상 처벌받지 않는다. 형법 제31조(교사범)·제32조(종범) 등을 통해 낙태와 관련해 남성을 처벌할 수는 있지만, 남성이 교사·방조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의미다.




■ ‘양육비 이행 강제 조치’ 마련

이러한 현실에서 직접적 낙태 강요를 막으려면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여성의 막대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부가 상대 남성이나 그 부모 등에게 직접적 강요를 받아도 흔들리지 않고 출산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첫 단추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양육비 이행 강제 조치’다. 양육부·모가 비양육부·모에게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양육비 지급을 강제하는 장치를 갖추는 것이다.

실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복순 연구위원은 올해 2월 펴낸 논문 「양육비 이행지원 강화방안」에서 양육비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채무불이행에 대한 이행강제 수단의 미흡’을 꼽았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이 2015년 문을 연 후부터 2018년 10월까지 양육비 이행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행률이 32.3%에 그치는 등 이행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취할 수 있는 강제조치수단이 부족하다는 데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이미 독일·미국·캐나다 등의 나라에서는 임신·출산·양육의 부담이 여성에게 치우치지 않도록 양육비 이행 강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미혼부의 부양책임 관련 해외사례 검토」에 따르면 독일은 미혼모와 그 자녀에 대한 책임을 일차적으로 모두 친부에게 지우고 있다. 친부는 아이뿐 아니라 친모의 부양 의무도 지고, 이는 친모가 미혼이 아니라 다른 남자와 결혼했을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미국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때 친부의 재산을 압류해 팔아 양육비로 지급하거나 여권발급 거부, 운전면허와 전문·직업자격증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한다. 캐나다도 여권과 운전면허를 정지시키고 심지어 구속까지 한다. 현재 독일과 미국, 캐나다는 사회경제적인 사유와 본인 요청에 의해 일정 기간 이내의 낙태를 허용하지만, 낙태율은 한국보다 낮다.


■ ‘낙태 강요죄’ 신설

직접적 낙태 강요를 막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낙태 강요죄’를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아이를 낳길 원하는 임부에게 상대 남성과 그 부모를 포함한 누구도 “낙태하라”고 강요할 수 없도록 법에 낙태 강요죄를 새로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은 현행 ‘강요죄’가 낙태에 관해 이뤄지는 모든 강요를 포괄하지 못하고 있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형법 제324조 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폭행 또는 협박’을 요건으로 하고 있어서,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강요로 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백석 방선영 변호사는 “폭행이나 협박 수준은 아니지만, 일어날 수 있는 강요는 많다”면서 “이런 강요까지 포괄하려면 낙태 강요죄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 변호사는 “특히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낙태 허용 사유가 앞으로 더 많아질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법적으로 낙태가 허용되는 경우에 속하더라도, 임부 본인이 원하지 않을 때 배우자·남자친구·가족·친족ㆍ제3자 기타 그 누구도 낙태를 강요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말까지 낙태죄 관련 형법을 개정하는 데에 ‘누구도 낙태를 강요해선 안 된다’는 세부 규정을 두는 등 지금보다 완화된 형식으로 강요죄를 규정하면 출산하고 싶은 더 많은 여성이 보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생각해 봅시다 - ‘양심적 낙태 거부권’ 왜 도입해야 하나요?

“이제 저는 산부인과 의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인지….”

올해 4월 12일 자신을 산부인과 의사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렇게 토로했다. 이 청원자는 그러면서 ‘양심적 낙태 거부권’을 도입해달라고 요청했다. 10년 이상 밤낮으로 산모들을 진료하고 출산 현장을 지켜온 산부인과 의사로서 절대로 생명을 죽이는 일은 할 수 없다고 호소한 것이다.

지난 5월 22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국회 토론회 의료계 패널로 참석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법제이사도 마찬가지였다. 김 법제이사는 “임부의 낙태 요청을 받은 의사라도 신념과 종교적인 이유로 거부하면, 진료 거부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이 신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의사들이 양심적 낙태 거부권 도입을 원하는 이유는 뭘까. 현행 의료법 제15조 제1항에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1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추후 관련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낙태 수술을 거부하는 의료진은 2021년 1월 1일부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낙태를 원하지 않는 의료진이 양심적 낙태 거부권 도입을 요청하는 이유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관련 쟁점 및 입법과제」에 따르면 양심적 낙태 거부를 법률로 허용하는 국가로는 미국, EU 28개 회원국 중 21개국, 스위스·노르웨이 등이 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가톨릭신문

발행일2019-10-06 [제3164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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