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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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결석하고 친구들과 놀러 갔다 들킨 모양이었다. 한참 꾸지람 듣던 아이는 가방을 메고 나가 버렸다.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그 집을 지나는데 또다시 큰 소리가 들렸다. “어제 학교 다녀왔니? 솔직하게 말하렴.” “갔어요!” “오늘은 엄마랑 가자.” 모자가 손을 꼭 잡고 대문을 나서는 모습이 보였다. 꼭 붙잡은 손을 보니 싸워도 모자의 정이 없지는 않구나 싶었다. 그런데 학교 앞에서 아들을 보내고 돌아선 아주머니가 가방에서 지팡이를 꺼냈다. 아주머니는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다가가 옆에서 부축해 주었다. 아주머니는 내게 아들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요즘 아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엄마가 앞이 보이지 않으니 속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 아주머니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눈이 안 보여도 다 압니다. 학교에 다녀온 날에는 아들 몸에서 나무 냄새, 분필 냄새, 점심에 먹은 도시락 냄새가 나요. 학교에 안 갈 때는 담배와 매연 냄새가 나지요. 매일 맡은 아들 냄새를 어떻게 모르겠어요. 이 세상 모든 엄마는 다 안답니다.” 갑자기 내 어머니가 생각났다. 생각해 보면 어머니도 내 기분을 귀신같이 알았다. 통화할 때마다 내 목소리만으로 무슨 일이 있는지 금방 알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머니를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아니, 알고 싶었던 적이 있었을까? 어머니 목소리를 들은 지도 꽤 오래되었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전화기를 꺼내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어머니, 저 큰아들이에요!” 전화기 너머 웃고 계시는 어머니의 얼굴이 보이는 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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