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서울 송파구의 한 주택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습니다. 많은 언론 매체들은 앞 다퉈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이들 모녀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반면 몇몇 언론 매체는 사건 당일에 관련 뉴스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세 모녀의 죽음이 ‘자살’로 강하게 추정되는 상황에서 보도할 경우 또 다른 자살을 야기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살 관련 뉴스가 언론 매체를 통해 전파되면 그 여파는 생각보다 큽니다. 2013년 사망한 유명 프로듀서 관련 보도가 전해진 직후 한 자살예방단체에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이미 몇 차례 자살 시도했던 바가 있다고 밝힌 그는 “이제 확실히 자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언론 보도를 통해 다 봤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긴급 출동한 정신보건사회복지사와 경찰 등 덕분에 ‘또 다른 자살 사건’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언론보도는 모방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자살 방법과 장소에 대한 보도가 자살 빈도와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국내외 다양한 연구에서 확인됐습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필립스는 2005년 한 여배우의 자살보도 두 달 후에 자살자가 2568명으로 늘어났고, 2008년 다른 여배우의 자살 이후에는 3081명이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를 통해 언론보도가 자살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줍니다.

보건복지부는 2004년 한국기자협회, 한국자살예방협회 등과 함께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10년만인 지난 2013년 ‘세계 자살예방의 날’에 보다 개선된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을 발표했습니다.

새롭게 선포된 권고기준에는 아홉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그 원칙들은 ▲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자살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자살 보도에서는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등입니다. 또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어떠한 미화나 합리화도 피해야 합니다 ▲사회적 문제 제기를 위한 수단으로 자살 보도를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자살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알려야 합니다 ▲자살 예방에 관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인터넷에서의 자살 보도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 자살로 가족 잃었을 때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는 자살유가족을 위한 개인상담 및 자조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① 대상 : 자살로 가족 및 소중한 이를 잃고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

② 상담비 무료/ 개인상담의 경우 방문하여 초기면접 후 상담결정 (주1회 50분)

개인상담을 통해 외상을 돌본 후, 추후 자살유가족 자조모임(날짜미정)을 통해 회복을 돕고자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센터 홈페이지(www.3079.or.kr)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상담 문의 02-318-3079(월~금, 10~17시)